본문 바로가기
고급진 취미들/영화, 뮤지컬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_왓챠 영화/넷플릭스 영화/리뷰

by ●◇● 2020. 6. 18.
반응형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출처 : 네이버영화

 

 

 

#내 맘대로 별점 ★★★★

 

 

#줄거리

  사막에서 사냥을 하던 모스. 그는 우연히 총격전이 벌어진 사건 현장을 발견하게 된다.참혹한 시체들과 200만 달러. 돈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온 모스는 내심 생존자에게 신경이 쓰이고 늦은 저녁, 물을 들고서 현장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그는 그곳에서 생존자가 아닌 멕시코 갱단과 살인마 안톤 쉬거를 마주한다. 200만 달러를 두고 마피아, 멕시코 갱단과의 숨 막히는 추격전을 벌인다.

 

 

 

 

출처:네이버영화

 

 

#댓가없는 행운은 없다.

 

  - 음악 없는 영화, 미친 긴장감, 사실적

     보통 스릴러 영화 경우, 배경음으로 사람들의 긴장감을 조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배경음이 없다. 오로지 배우들의 숨소리, 발자국 소리, 총격... 그리고 정적만으로 몰입하게 만든다. 어떻게 음악 하나 없이 이 정도의 긴장감을 연출하나, 의심마저 든다.

 

  - 돈에 대한 욕망이 뚜렷하다.

    죽음을 앞둔 순간까지 돈을 놓지 않는 모스. 본래 자신의 것이 아니지만, 돈에 대한 그의 욕망과 미련은 계획적인 추격전을 펼친다.

    모스뿐만 아니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조연들도 돈에 대한 물질적인 욕심을 보인다. 예를 들어, 안톤쉬거와의 총격전 후 피투성이 된 모스가, 길에서 세 명의 남자를 만난다. 모스는 그들에게 돈을 줄 테니 외투를 달라고 한다. 세 명은 그를 병원에 데려가겠다는 말보다 얼마 줄 건데요?라고 흥정한다. 거래 후, 모스가 다른 남자에게 술을 달라고 요청한다. 옷도 돈으로 바꿨으니, 술도 돈으로 바꿀 요량인지 남자는 바로 얼마 줄 거냐고 다시 묻는다. 참으로 각박하다.

 

  - 선과 악이 없다.

    보통 대부분의 스토리엔 선과 악이 뚜렷하다. 하지만 여긴 선이 없다. 있다면 보안관? 그러나 늙은 보안과는 선보다는 노인의 무력함만 느껴진다. 그리고 도망자 모스. 보통 범인에게 쫓기는 자는 억울하게 쫓기기 마련인데, 모스는 선이 아니다. 선이라 하기엔 돈의 욕망이 크다.

 

  - 살인마 안톤 쉬거의 매력, 자신만의 규칙 속 살인.

    미치도록 매력적이다. 낮은 저음과 신기한 화법. 다리에 박힌 총알을 뺄 때는 찡그리지도 않지만, 사람을 죽이기 전엔 선량한 미소를 짓는 사이코패스. 그러나 자신만의 철학을 지닌 인물. 순수한 악마.

    그는 "우연"을 강조한다.  가장 인상 깊은 것이 주유소에서 동전 던지는 장면이다. 안톤 시거는 만나는 사람마다 다 죽이지만, 딱 몇 명만 살려둔다. 물론 그에게 살려두는 이유도, 죽이는 이유도 특별하게 없다. 그저 우연일 뿐이다. 주유소 사장 같은 경우도 동전 던지기를 맞춰 우연히 살아남는다.

   "인간은 그저 동전과 같은 운명이다." 안톤 쉬거의 말이다. 그는 자신조차 동전과 같다고 한다. 그리고 동전의 앞면과 뒷면, 삶과 죽음... 사물의 모든 것은 기원을 알 수 없는 우연성으로 나타나고 이분법으로 규정된다는 그만의 철학을 담고 있다.

 

  - 뛰어난 촬영기법과 연출력. 긴장감을 높인다.

    한 장면을 묘사해보겠다. 모스가 도망간 집에 안톤 쉬거가 찾아온다. 그의 손에는 산소통과 호스가 들려있다. 레벨을 조절하고 호스 입구를 열쇠 구멍에 조정하는 순간 뻥-하고 잠금장치가 튕겨져 나간다. 그는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문을 열고 안에 들어선다. 그러나 집 안엔 아무도 없다. 집 안을 둘러보던 그는 냉장고 앞에 서 문을 열고 우유를 꺼내 컵에 따른다. 그리고 소파에 앉아 우유를 들이켠다. 잔을 내리고 정면을 응시한다. 맞은편엔 꺼진 tv가 안톤 쉬거와 그 위의 창문을 비치고 있다.

    그냥 평범한 한 장면인데, 내 눈에는 수채화 한 폭이 그려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건 글보다는 눈으로 봐야지 더 생생하게 느껴진다. 그만큼 뛰어난 장면 묘사, 연출력이 돋보인다.

 

  - 마지막, 모스 부인의 죽음을 묘사한 방식. 디테일.

    모스 부인을 찾아간 안톤 쉬거. 그는 주유소 주인과 똑같이 그녀에게 살 기회를 준다. 동전 던지기. 부인은 동전은 아무 말 없다며, 말하기 싫다고 거부한다. 그리고 넘어간 다음 컷.

    집에서 나온 안톤 쉬거는 자신의 신발을 확인한다. 피가 묻었는지 보는 것이다. 이 장면은, 지금까지 안톤 시거가 살인할 때, 피를 묻히지 않기 위해 공기총을 사용했다는 점과, 호텔에서 남자를 죽이고 전화를 받을 때, 흘러나온 그의 닫지 않도록 침대 위로 발을 올리는 장면에서 알 수 있다. 서사적으로 잘 표현한, 그리고 암시적인 장면이지 않나 싶다.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었다. 허무주의.

    영화를 보는 내내 존재감이 약한 캐릭터가 있다. 바로 보안관 톰 벨. 그는 사건 현장을 발견하고, 모스를 돕고자 부인과도 연락하고, 안톤 쉬거의 뒤를 쫓지만, 결국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채 은퇴한다. 심지어 안톤 쉬거의 머리카락 한 올 조차도 보지 못한다. 무력함의 상징인 것이다.

    앞에서 뚜렷한 선과 악이 없다고 했지만, 굳이 곳곳에 선을 찾자면은 대부분 노인들이었다. 모스를 돕고자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보안관 톰 벨, 히치하이킹한 모스에게 그 위험성을 염려하는 흑인 노인, 모스의 정보를 욕하는 안톤 쉬거에게 자기 주민들의 정보를 알려줄 수 없다고 단호하게 자르는 세무서 부인, 오고 가는 고양이들을 돌보는 톰 벨의 삼촌 등등, 돈만을 취하는 젊은 세력들과는 참 대조적이다. 특히 고양이 삼촌이 인디언에게 무참히 살해당한 친척의 얘기를 하면서 말한다.  "이 세상은 사람이 살기 힘들어. 세월은 기다려주지 않지. 바로 그게 허무야"

 

  - 그냥 스릴러는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봐야 한다.


*왓챠 영화, 넷플릭스 영화 두 곳 모두 볼 수 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