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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진 취미들/영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 후기 - 2023.08.15

by ●◇● 2023.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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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세계 4대 뮤지컬이니 뮤덕으로 태어났으면 한 번이라도 봐야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19만원을 결제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노래는 좋았으나 서사/감정연기 부분에서 큰 아쉬움을 느껴 내 인생 마지막 오유가 될 것 같다.

 

  *아래 스포 주의 / 비하 의도 없는 주관적 평입니다.


 - 유령 최재림

   말해뭐해 잶... 샤롯데 천장 뚫리는 줄 알았다. 기존 전공이 성악이라더니, 솔직히 마이크가 필요없을 정도다. 피지컬은 훌륭하지만, 유령 특유의 찌질함이 외모와 연기로 잘 드러났다. 가면 쓸 때와 벗을 때의 캐릭터 분위기가 잘 느껴졌고, 마지막 키스신에서 '이게 아닌데....'라는 우울감이 객석 8열까지 느꼈다.

 

- 크리스틴 송은혜

  내 생에 오페라 음악을 송크리로 뵙게 되어 영광이었다. 뮤지컬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발성과 울림으로 극장을 꽉 채우면서 그 전율을 온 몸으로 느끼게 해줬다. 특히 극 초반 앙상블(조연....?)일 때, 노래를 부르라는 주변 성화에 못한다 못한다 했으면서, 망설이면서 쭉쭉 내뱉는 고음에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순진한 얼굴로 Think of me를 부르는 모습이 성장하는 아기새를 보는 기분이었다. 유령과 함께 부른 the phantom of the opera 또한 가히 최고였다. 나를 위해 노래하라는 팬텀의 채찍질에 맞춰 인형 마냥 노래하는 크리스틴은 팬텀의 애장품처럼 느껴졌다.

  다만 극 초반부터 끝까지 인형 같아서 아쉬웠다. 노래의 감동은 컸지만, 연기가 밋밋하달까... 울림이 없었다. 연출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극 초반 라올과 만났을 때 어린시절 반가움이 사랑으로 이어질 정도의 감정선이 안보였고, 유령을 무서워하고 안타까워하고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이런 일련의 캐릭터 감정이 극적으로 와닿지 않았다. 

 

- 라올 송원근

  런은 구레나룻이 제일 기억이 남....ㅋㅋㅋㅋㅋ 말해뭐해 믿고 보는 런이어서 이번 극에서의 라올 백작도 훌륭했다. 특유의 저음과 크리스틴을 어떻게든 지키겠다는 듬직함이 잘 느껴졌어.

 

- 무슈

  극에 없어서는 안되는 깨알 감초들 ㅠㅠ 우중충한 분위기를 한 껏 밝게 환기시켜줬다. ㅋㅋ

 

- 칼롯타

  연기를 정말 못하시는걸까? 아니면 못하는 연기를 하시는걸까? 헷갈릴 정도로 정말 능청스럽고 연기는 못하면서 주연 자리를 꿰찬 칼롯타도 감초로 인상 깊었다.

 

 


 

 

 

 


 

 - 노래 잘하는 찌질 너드남의 납치극

 - 오페라 특유의 발성 때문인가? 생각보다 가사가 잘 안들려서 보다 큰 집중력이 필요했다.

 - 무대, 의상, 분장, 연출 모두 화려해서 왜 19만원인지 알겠더라. 특히 샹들리에가 복구되는 씬과 2막 가면 무도회 씬에서 극도의 화려함과 웅장함을 느꼈다.

 - 유령은 언제 크리스틴에게 빠지고 사랑을 느꼈을까? 분명 think of me를 부를 때, 이미 둘은 만나서 교습을한거 같은데...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씬이 부족해서, 각 캐릭터 별로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이 불충하게 다가왔다. 거울을 통해 유령이 크리스틴을 데려가고, 지하에서 크리스틴이 유령의 가면을 벗기고, 유령이 화를 내고, 크리스틴은 유령을 무서워하면서 도망치고... 그럼에도 유령은 크리스틴을 만나기 위해 살인을 마다하지 않고 어떻게든 접촉을 꽤한다. 유령을 가여워 하기엔 일방적인 짝사랑에, 살인, 납치, 감금으로 여자를 압박하고.. 그 죄질이 너무 역하다. 

  다만, 크리스틴이 유령에게 키스했을 때, 자신을 사랑해서가 아닌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한 키스임을 깨닫고 자신이 원한 사랑이 아닌 것을 깨달았는지 서글퍼하는 모습은 정말 잘 표현했다. 거구의 몸으로 쭈그리 되는 잶 잠깐이나마 가여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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