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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기획 UP!/업무일지

환상의 순서

by ●◇● 2024.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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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현실이란다. API 문서 없이, 일단 상상으로 기획하고, 빠르게 디자인을 그리고, 프론트 밑작업을 하고, 그 다음 백엔드 데이터를 연결해서 서비스를 만들면 된다고 한다. 당황했다. 그게 된다구요? 국내 서비스와 플로우는 같다고 하지만, 엄연히 해외 서비스와 다른 부분이 많아서 데이터를 모르면 여러번 엎어야할 수 있다. 하지만 대표님이 원하는 출시일에 맞추려면 저 방법밖에 없다고 한다. 앞이 깜깜해졌다.

 

  고연차 개발 팀장님 말에 따르면, 각종 책과 유튜브에 나와 있는 '기획 > 디자인 > 개발' 해당 순서는 매우 이론적이란다. 현업을 하다보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단다. 헛웃음이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기획을 하고 디자인을 다 해도, 결국 개발 기술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으면 기획/디자인을 수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외부 업체와의 협업으로 뼈저리 느꼈기 때문이다. 개발 수행사의 표준을 따르다보니, 앞서 기획한 내용들이 여러번 엎어지고 수정된 경험으로 무슨 이야기인지 단번에 알아 들었다. 

 

  그렇기에 개발 관련 API 문서를 토대로 기획을 하려 했는데, 해외 업체에서 쏘는 API 정보를 분석하고 정리하는 것만으로 수개월이 걸린다 하니, 일단 기획을 API 문서 속도보다 앞서나가게 되었다. 앞이 깜깜했다. 결국 나중에 뒤엎어질 수 있는 상황인데, 그걸 또 몇 개월 안에, 먼저 이야기한 날짜에 맞춰서 하라니.... 이게 회사구나, 싶었다.

 

  회사는 좋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온전히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는다. 그 시간은 사원들이 최대한 조율해서 확보하고, 그 안에서 부단히 고민하고 결과물을 산출해야 한다. 물론 중간중간 뜻대로 되지 않는 시간까지 감안하여  조율을 해야 하는데, 이번 프로젝트는 그 힘이 부족했다.

 

  없는 시간 내에 결과물을 내놓아야 하니, 아래와 같은 순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1) 레퍼런스와 기존 API 문서를 토대로 상상의 힘을 빌려 사용자 플로우를 그린다.

2) 해당 플로우에 입력 데이터와 산출데이터를 표기한다.

3) 와이어프레임을 그린다.

4) 개발팀에서 플로우와 와이어프레임을 보고 개발 구현의 큰 틀을 실험한다.

    동시에 SB를 작성하고, 화면 디자인을 작업한다.

 

  과연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 살 떨린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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